일상생활

- 커피 - 2003년도에 썼던 글들.. 1

거나미스 2012. 2. 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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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게된... 흔적들..

커피향이 무뎌진 내 후각을 깨운다.
내몸의 세포가 하나둘씩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무언가 커피의 향기가 잠잠하던 신경을 건드린 것이리라.

살짝 한모금 들이킨다..
'쓰다'..
씁쓸함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한모금 더 들이킨다.
얼음이 나의 입술에 부딪친다.

나의 목을 타고 차가운 커피가 흘러 내린다.

하나.. 둘..
잠잠하던 신경들이 서로 아우성이다.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기 위해..

커피가 아래로 내려가는것과는 반대로
나의 머리로 차가운 감각이 밀려 올라온다.

시신경을 건드린다.
눈이 밝아진다.
그러나.. 잠시뿐....

다시 어두워지는 시선을 느끼며..
서둘러 입안가득 커피를 담는다.

한동안은..
졸음이 올것 같지 않다.

빈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어느새 얼음이 녹아 버렸다는것을 깨닫는다.

무언가 허전하다...
빈 커피잔을 바라보는 것...

빈 커피잔에 얼음을 담아본다.
하나를 꺼내 살며시 깨물어 본다.

'우드득'

잘게 부서지는 느낌이 좋다.
잘게 부서지는 소리가 좋다.

얼음 가득한 커피잔에 커피를 내린다.
얼음이 녹아 부딪힌다.

부드러운 빛을 내뿜으며
그렇게 커피잔은 내게 입술을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