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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게되어 .. 다시 읽어본다..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다.
잊고 있었던 시간의 개념이 내게로 다가선다.

자신를 둘러싼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시간이라는 흐름에서 자신이 여기 서 있어야 하는 이유가.
다른곳도 아닌 바로 여기에..바로 이 자리에..
자신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줄기 가느다란 연기가 하늘로 길게 뻗어간다.

빨갛게 타오르는 담배의 끝에선
너무 말라버린 담뱃잎이 소리를 내며 타들어간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양..
손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여 주머니의 라이터를 찾아든다.

담배에 이미 불은 붙어 있건만 습관적으로 라이터를 튕겨본다.

다시 시계를 들여다 본다.
늦었음일까? 가만히 고개를 저어본다.
'아니야'..
한모금 빨아들인 담배에..
폐속에 가득 안개가 펼쳐진다.

'후....' 길게 내뿜는 한숨에..
폐속에 가득찼던 안개가 한꺼번에 밀려나오면서
순간 정신이 아찔해진다.

고개를 들어본다.
비올것 같은 하늘이다.

비올것 같은 하늘...
문득 그녀석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날도 그랬다. 그는 그렇게 비오는 날이면 전화를 걸었다.
'술 사라'..이 한마디만 하고 끊어버리는..
늘 같은 술집 같은 자리..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그와 함께 했던 자리..
무언의 약속처럼 언제나 먼저 기다렸고
언제나 그는 반쯤 젖은 몸으로 나타났다.

항상 10분 늦던..
그래도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행동하였다.

그에게 기다리는 마음을 느껴보게 하리라고 마음먹고
늦게 갔건만 그는 역시나 10분 더 늦게 도착하였었다.

그날도 아무렇지 않게 술을 함께 마시다
그는 자신의 시계를 풀어 건네주었다.

'뭐지?'..아무런 대답이 없다.
물끄러미 시계를 바라보았다.
'가져라'..그는 시원스레 한잔을 넘겼다.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자연스레 쥐어진 술잔을 비운다.

그렇게 헤어진후
비오는 날이 되어도 그는 연락이 없었다.
얼핏얼핏 이민을 가버렸다는 얘기가 들렸다.

언제나 존재하던 몸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것처럼
그의 존재가 이렇게 커다란 부분이었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지금 몇년만에..다시.. 그 술집 그자리에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이며, 한손에 시계를 만져본다.
10분 후면 그가 다시 나타나리라는 생각이 든다.

10분 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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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게된... 흔적들..

커피향이 무뎌진 내 후각을 깨운다.
내몸의 세포가 하나둘씩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무언가 커피의 향기가 잠잠하던 신경을 건드린 것이리라.

살짝 한모금 들이킨다..
'쓰다'..
씁쓸함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한모금 더 들이킨다.
얼음이 나의 입술에 부딪친다.

나의 목을 타고 차가운 커피가 흘러 내린다.

하나.. 둘..
잠잠하던 신경들이 서로 아우성이다.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기 위해..

커피가 아래로 내려가는것과는 반대로
나의 머리로 차가운 감각이 밀려 올라온다.

시신경을 건드린다.
눈이 밝아진다.
그러나.. 잠시뿐....

다시 어두워지는 시선을 느끼며..
서둘러 입안가득 커피를 담는다.

한동안은..
졸음이 올것 같지 않다.

빈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어느새 얼음이 녹아 버렸다는것을 깨닫는다.

무언가 허전하다...
빈 커피잔을 바라보는 것...

빈 커피잔에 얼음을 담아본다.
하나를 꺼내 살며시 깨물어 본다.

'우드득'

잘게 부서지는 느낌이 좋다.
잘게 부서지는 소리가 좋다.

얼음 가득한 커피잔에 커피를 내린다.
얼음이 녹아 부딪힌다.

부드러운 빛을 내뿜으며
그렇게 커피잔은 내게 입술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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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저녁.
나에게 감동을 몰아주던 "나는 가수다"가 자의든 타의든 뭇 사람들의 입방아를 타고 있다.

한켠에선 출연자의 자질 논란과 편집 논란을 말하고 있고
다른 한켠에선 그게 뭐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나는 전자의 입장에 더 가깝지만..

첫번째 김건모 탈락이 라운드 1이었다면
이제 옥주현 편집사건이 라운드 2가 될듯 싶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나는 가수다"의 유일한 패자는 PD들이 아닐까 싶다.

어찌됏건 PD라 함은 그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고
어떤 방향을 가지고 제작을 하던 그들의 자유인지라...

"우리가 프로그램 코딩을 우리의 관습대로 하듯..
  그들도 프로그램 제작을 그들의 관습대로 하는것.."

뭐..
방송일에 대해 모르는 나는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것은.

공영방송이라는..말의 의미를 느껴서.
사심을 가지고 방송을 제작 하지는 말자는 것이다.(물론 지금 사심을 가지고 제작을 하고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어찌됐던
나와 같은 시청자들은 그냥 매주 감동의 무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무대를 보고 싶을 뿐이니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게만 해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은 가수다"